본문 바로가기
식당관광

홍대 서교동 보양음식 흑염소수육 옛날집

by 철쌤 2023. 2. 20.

계절이 바뀔 때는 보양식

우수에 접어들었다. 봄이 들어선다는 입춘과 동면하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사이에 있는 24 절기의 하나이다.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이다. 아직 꽃샘추위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수 경칩 뒤에 대동강 풀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장범준의 '벚꽃엔딩' 노래가 다시 음원을 오를 날이 다가왔다. 이렇게 계절이 바뀔 때 잘 먹어야 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나에게 잘 먹는다는 것은 고기를 먹는다는 의미이다. 먹는 양으로 따지면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오리고기, 양고기 순으로 먹는 거 같다. 우리나라 1인당 육류 소비량도 비슷한 통계를 보이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돼지고기 26kg, 닭고기 14.7kg, 소고기 13kg을 먹는다고 한다. 2020년 1인당 쌀 소비량이 57.7k인데 육류소비량은 53.7kg이다. 오리, 양 등 다른 고기 소비량은 빠져 있다. 고기를 많이 먹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흑염소 요리를 만나다

최근 고기 리스트에 추가된 육류가 있다. 흑염소이다.

서교동 흑염소요리 전문점 옛날집 내외부 전경

홍대 사무실에서 같이 근무했던 후배들과 오랜만에 홍대에서 다시 뭉쳤는데 한 후배가 장소를 잡은 곳이 흑염소요리전문점 옛날집이었다. 홍대역과 합정역 사이에 있는 곳인데 낯이 익은 입지였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이전에 영양을 팔던 곳이었는데 흑염소로 갈아타시고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것이었다. 

염소고기의 효능 POP

염소고기의 효능 POP를 보니 거의 만병통치 음식이다. 단 주 3회 이상 먹어야 효능을 볼 수 있다니 주의 하자. 실제 흑염소 고기는 단백질은 소고기와 돼지곡기보다 약간 높고,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 그리고 비타민 E 함량이 높다고 한다. 예로부터 본초강목 등 고전의학서를 통해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약용으로 이용되어 왔다. 건강원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고기로 먹는 것에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맛을 보면 거부감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수육3인분(1인분 35,000원)

처음 먹어 본다는 다른 후배도 처음에는 망설이더니 곧 폭풍흡입을 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서비스로 나오는 탕에 들어간 뼈의 고기까지 발락 먹었다. 푹 익힌 파와 부추를 고기와 함께 싸 먹으니 더욱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취가 없고 부드러운 살코기와 쫄깃한 껍질의 밸런스가 좋다. 프라임 암컷염소를 사용한다는 POP에 믿음이 간다. 보양식을 먹으니 자연스레 이야기는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몸건강부터 마음건강까지. 

김치 맛집이다

식당에서 김치를 잘 먹지 않는 편인데 이 집 김치는 젓가락이 자꾸 간다. 사장짐 말씀으로는 38년 동안 김치는 직접 담으셨다고 한다. 딱 한번 여름 배추 파동 때 공장김치를 써 본 적이 있는데 바로 후회하시고 김치 담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고 하신다.

서비스로 나오는 탕

먹다 보면 뼈다귀가 들어간 탕을 내어 주신다. 한입 맛보는 순간 알코올을 정화하는 느낌이 든다.

 

흑염소가 일상적인 육류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약용시장 위주로 유지되어 온 흑염소가 육류 시장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양고기 시장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양고기는 주점의 꼬치구이부터 고급 레스토랑의 스 테이크까지 다양한 요리와 콘셉트로 고객들의 선호를 받고 있다. 마트와 온라인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돼지고기, 닭고기처럼 일상적인 육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양고기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반해 흑염소는 한우 농가 다음으로 많은 농가들이 흑염소를 사육하고 있다고 한다. 흑염소는 체구가 작고 온순해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적게 들고 소자본으로 키우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제는 유통부분인 거 같다. 흑염소는 지정된 도축장에서만 도축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전용도축장이 적어서 밀도축이 성행하고 있고 수입양고기가 국내 흑염소로 속여 유통되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한계로 염소의 수입량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정보비대칭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요가 중요하다. 현재 흑염소의 포지션에서는 양고기와 먼저 붙어야 될 것 같은데  현재 보양식 콘셉트로는 양고기를 이길 수 없을 거 같다. 주 3회 이상 먹어야 효능이 있다고 하는데 현재 메뉴와 가격으로는 접근이 어렵다.

흑염소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한 때이다.

양고기처럼 젊은 고객층이 들이 좋아할 수 있는 콘셉트들이 나와서 시장을 키워야 생산, 유통, 소비의 선순환이 잘 될텐데.

 

주 소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70-19

식당관광 한줄 소감 : 매력 있는 흑염소 시장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