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다 간판에 털레기가 적혀 있어 호기심이 발동한 식당이다. 상호는 주막으로 되어 있어 술집인 줄 알고 지나쳤었는데 점심에 손님들이 있는 것을 보고 가보았다. 녹색 사전을 찾아보니 '온갖 재료를 한데 모아 털어 넣는다고 하여 털레기라고 합니다. 털털 털어 만들어 털레기다. 음식을 싹싹 털어 먹어 치운다는 이북말이라는 설도 있습니다'라고 정의하였다.
매장에 들어서니 털레기에 대한 설명이 있다. 주막에 의하면 '털레기는 경기 북부에서 즐겨 먹었던 수제비란 뜻으로 보리새우와 시래기, 얼갈이, 감자 및 된장을 넣어 끊이는 즉석 수제비'라고 한다.
찾아보니 주막으로 된 식당들이 몇 군데 있었다. 털레기로 꽤 알려져 있나 보다. 털레기를 파는 다른 식당들을 찾아보니 주막이 이야기 한대로 경기도 북부 지역에 털레기란 상호를 사용하거나 메뉴를 취급하는 곳들이 있었다. 고양시에 가장 많았고 김포, 강화군, 포천 등에 있었다. 고양시에 있는 털레기를 파는 식당들은 민물 매운탕을 취급하는 곳이었고 메뉴 중에 털레기라는 메뉴들이 있었다. 특이한 것은 모두 미꾸라지가 들어가는 것이다. 임진강털레기매운탕의 '참게 미꾸라지 털레기', 송천민물매운탕의 '미꾸라지털레기', 벵게시당의 '미꾸라지 털레기'가 그것이다. 이를 보면 털레기라는 음식이 개울에서 잡은 민물고기나 미꾸라지와 채소 등 이것저것 넣어 먹던 '천렵'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온갖 재료를 한데 털어 넣는다는 의미와도 연결이 된다.
얼갈이, 시래기, 보리새우를 넣고 된장을 과하지 않게 풀어서 시원한 국물이 좋다. 해장으로도 좋겠다. 수제비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국물을 다 마셨다. 미꾸라지가 들어갔으면 더 맛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도 고양시로 원조를 찾아가 봐야겠다.
5가지 나물과 반찬으로 나오는 무 생채, 열무김치를 넣고 유쾌하게 비비면 맛이 없을 수 없는 보리밥이다. 오랜만에 먹은 보리밥과 나물을 먹어서 건강해진 느낌이 들어 스스로가 기특했다.
털레기는 포장도 가능하다. 숙성한 수제비 덩어리를 호방하게 내어 준다. 수제비를 떼는 것이 전문가들의 손길과 달라 식당에서 먹는 식감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와 같이 놀이하며 떼어먹는 재미는 있다.
주 소 :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503-13(동교동 삼거리)
식당관광 한줄 소감 : 다음은 미꾸라지 털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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