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식당 흑돼지두루치기가 진심인 산청엔 흙돼지

흑돼지 하면 제주도를 많이 떠올린다. 아무래도 제주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고 현지에서 흑돼지 전문점을 많이 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리산을 품고 있는 곳들에서도 흑돼지들을 키우는 곳들이 있다. 그중 산청군이 흑돼지를 많이 키우고 있다. 오래전 산청에는 흑돼지를 키우는 집들이 많았다. 나의 외갓집도 그랬다. 새끼 돼지가 강아지만큼이나 귀여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망원동을 지나다가 산청엔 흑돼지라는 간판을 보았을 때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생전 처음 본 돼지는 연탄처럼 새까맣고, 그것을 본 곳이 산청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궁이에 직화로 구워 먹었던 맛의 기억이 여전히 장기기억장치에 저장되어 있다.

산청엔 흑돼지 외관. 매주 네째주 월요일은 휴무이다.

점심에는 식사류도 판매하고 저녁에는 고기와 주류를 판매한다. 고기를 판매하다 보니 두루치기를 주문하면 나오는 쌈야채가 푸짐하다. 종류도 다양하게 나오고 신선하다. 밑반찬들도 저마다 맛과 정성이 느껴진다. 이처럼 밥맛 돋우는 반찬을 제공하는 식당들이 귀한 시대에 고마운 일이다.

산청엔 흙돼지의 쌈채소. 민들레잎이 가니쉬처럼 얹어져 나왔다.

이곳의 흑돼지 두루치기는 듬성듬성 썰은 흑돼지를 큼직하게 썰은 야채들을 양념장에 섞어 나오는데 불에 끓여 가며 먹으면 된다. 고기를 먹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식감과 양념이 어우러져 밥도둑이 따로 없다. 술안주로도 모자람이 없겠다. 남은 양념에 밥을 넣어 볶아 먹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매번 쌈 싸 먹다가 한계에 도달해서 시도해보지는 못했다.

흙돼지 두루치기

점심시간에 오늘의 메뉴가 있어서 인근의 직장인들의 입맛을 배려하고 있다. 갑오징어볶음과 아구지리를 먹어보았는데 전문점이 아님에도 평타 이상의 맛을 보여 준다. 기본적으로 손맛이 있으신 분들이다.

갑오징어볶음(좌), 아구지리(우)

주 소 :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414-5

식당관광 한줄 소감 : 산청엔 흑돼지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