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모든 식당에서 하루에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음식을 꼽으라고 하면 짜장면은 빠지지 않을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배달로을 통해 먹어온 습관도 판매량에 기여한다. 고객 니즈가 세분화됨에 따라 짜장면도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판매되고 있다. 짜장면, 옛날짜장, 간짜장, 유니짜장, 사천짜장, 삼선짜장, 물짜장 등이 대표적이다. 합천 해인사 근처에는 스님들을 위해 만든 스님짜장도 있다고 하니 짜장면의 변신은 무궁하다. 그리고 목포에는 중깐이라는 짜장면도 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짜장면이 아니라 깐풍기인 줄 알았다. 다른 짜장면처럼 메뉴 네이밍에서 짜장면을 연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깐에 대해 서칭을 해보니 점심과 중간 사이에 먹는 새참이라는 설과 중화식당의 간짜장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라는 설이 있었다. 마침 코롬방 제과점에 빵 사러 갔다가 맞은편에 중깐을 파는 중식당이 있었다. 1947년부터 영업을 해온 중식당 노포인 중화루였다. 나의 식당관광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집이다. 이 식당의 말을 빌자면 중깐은 '중화식당 간짜장'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중화요리를 먹고 난 후에 후식으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자장면으로 손님들 기호에 맞게 만든 것이 유래가 되었다'라고 한다.
테이블에 앉으니 메뉴판에 중국 메뉴명도 함께 기재되어 있다. 샥스핀 메뉴가 있는 것이 이채롭다. 중깐에 대한 메뉴 설명이 나와 있다.
설명대로 가늘게 뽑은 면과 곱게 다진 야채, 고기를 춘장에 바로 볶아서 내어 왔다. 굳이 기존 짜장면 메뉴들을 가지고 해석한다면 유니간짜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산처럼 계란프라이가 나오는 것에 일단 살며시 기분이 좋아진다. 주문 밀릴 때 계란프라이 하나 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가는 면과 다진 고기와 야채가 들어간 중깐소스가 잘 어울린다. 면치기 하면서 들어오는 계란프라이는 풍미를 더해 준다.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먹기에 좋겠다. 일단 중깐은 요리를 먹고 난 후 식사용으로 고객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메뉴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 또한 계란프라이를 올리는 것만큼이나 번거로운 일이다. 중깐은 배려의 음식이다.
목포는 9개의 맛, 9 미(味)의 도시라고 한다. 바다를 끼고 있다 보니 9 미에는 모두 수산물이다. 민어, 홍어, 낙지, 꽃게, 병어, 아구, 우럭, 준치, 갈치 등이 해당된다. 부산이 고향이지만 회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반가운 9 미는 아니다. 오히려 중깐 같은 음식이 목포를 생각나게 할 거 같다.
주 소 : 전남 목포시 상락동 2가 12-7
식당관광 한줄 소감: 배려의 음식, 중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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