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이 코앞이었구나. 가끔 백화점 식품관에서 쇼핑하다 보면 잊고 지내던 세시풍속을 알게 된다. 세시풍속에 따라먹는 음식이 있고 이를 판촉 하기 위한 백화점의 마케팅이지만 바쁘게 살아가며 추억을 잃어가는 이들을 위한 순기능이다. 아이에게 세시풍속과 음식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거리가 생겨 반가웠다.
내가 기억하는 정월 대보름은 부럼 깨기, 오곡밥, 묵은 나물이다. 먹는 것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지금은 없어서 못 먹지만 어릴 때는 정월배보름마다 엄마가 해주시는 오곡밥이 입맛에 맞지 않게 흰밥을 투정 부리고는 했다. 오곡밥은 찹쌀, 기장, 수수, 서리태, 적두를 섞은 것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묵은 나물은 박, 버섯, 콩, 순무, 무잎, 오이, 가지껍질 등을 가리키는데 여름에 더위를 타지 말라는 의미가 있다. 묵은 나물은 지금도 잘 먹지 않는다. 부럼을 깨물면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는 의미인데, 견과류 대신 사탕을 깨문 기억이 있다. 서영이도 사탕을 선택할 거 같다.
이 외에 귀밝이술(이명주)도 기억나는데 이른 아침에 부럼을 깨는 것도 동시에 찬 술을 마셨다. 이름처럼 귀가 밝아지고 귓병을 막아주며 1년간 좋은 소식만을 듣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주기 위한 술이다. 술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주기도 한다는데 난 한 번도 먹은 기억이 없다. 그래도 귓병은 없었지만 좋은 소식만을 들을 수는 없었다. 이번 정월대보름에는 귀밝이술 간다
남산골 한옥마을 '봄날에 뜬 달'
정월대보름은 한국의 전통명절로 음력 1월 15일을 의미한다. 즉, 설날 이후 첫 보름날이다. 2023년은 2월 5일이다. 마침 일요일이다. 서영이에게 정월 대보름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기대를 저 버리지 않고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정월대보름 행사를 한다. 2월 4일이 입춘이다 보니 입춘과 복을 기원하는 콘셉트로 행사를 기획했다. 행사 중에서 달집 태우기가 가장 눈에 띈다. 사실 나도 직접 본적은 한 번도 없다. 대보름날 달이 뜰 때 모아놓은 짚단과 생소나무 가지를 묶어서 무더기로 쌓아 올린 '달집'을 세운 다음, 불에 태워서 놀며 풍년을 기원하며 소원을 비는 풍습이라고 한다. 달집이 불에 활활 잘 타오를수록 마을이 태평하고 그 해는 풍년이 될 거라는 징조라고 한다. 의미도 좋고 불구경만큼이나 재미난 것이 있겠는가. 서영이는 물론 나에게도 의미 있는 정월대보름이 되겠다.
국립민속박물관 '정월대보름 한마당'
국립민속박물관에도 세시풍속 체험행사를 하는데 서울 본관은 물론 파주관에서도 진행한다. 서울 본관에서는 민속행사, 특별공연, 현장체험, 현장증정 이벤트 카테고리에서 16개의 행사가 진행된다. 물량공세이다.
남산골 한옥마을, 국립민속박물관 모두 행상들이 알차서 어는 곳으로 가야 될지 결정장애가 생긴다. 4일과 5일 이틀간 행사를 하는 국립민속박문관은 4일에 방문하고 5일에는 남산골 한옥마을에 가서 달집 태우기를 보며 무사안녕을 기원해야겠다. 서영이가 안 간다고 하면 말짱 도루묵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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