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음식을 제일 좋아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끔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날씨, 몸상태, 기분, 질문하는 사람 등에 따라 떠오르는 음식이 다르다.
그러나 해장 혹은 몸이 좀 허할 때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구체적으로 물어오면 바로 답할 수 있다.
바로 국밥이다.
파를 듬뿍 얹은 국밥 한 그릇 마시고 나면 술독은 사그라들고 허한 몸에도 에너지가 충전된다. 국밥을 아재들의 음식이라고 하는데, 국밥의 진정한 가치를 몰라서 하는 소리이다. 국밥은 1인당 국민총소득 35,000달러를 돌파하는 데 공을 세운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내가 움직이는 동선 안에는 유사시에 방문할 국밥집들이 있다. 그리고, 다른 지역으로 갈 때도 지역 국밥집을 찾고는 한다. 대구 출장 중에 현풍 백년 도깨비시장을 방문한 이유도 이러한 이유이다. 물론 이곳의 수구레국밥 스타일이 궁금하기도 했다.
수구레는 소의 가죽 껍질과 소고기 사이의 붙은 부위인데 고기가 조금 붙어 있는 상태로 나오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콜라겐 형태로 나온다. 비계는 아니다. 소 한 마리에 2kg 나오는 특수부위이다. 굽거나 볶으면 쫄깃한 식감이 좋다. 최근 고기시장에서 차별화를 위해 각종 특수부위를 내놓다 보니 수구레도 귀한 식재료가 되어가는 것 같다. 서민들에게 소고기 먹는 기분을 주었던 수구레가 별미로 대접을 받게 되었다.
따로국밥으로 나온다. 일단 수구레국밥 다운 비주얼이다. 수구레가 국물 위로 가득 보인다. 수구레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곳이 혜자 일거 같다. 그런데 난 완뚝 하지 못했다. 국밥의 난이도가 높았다. 막걸리를 곁들이면 좋겠으나 아직 업무가 종료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5일장이 열린 날이 아니고 점심시간 훌쩍 지난 시간에 도착해서 한산했지만 장 열리는 날는 활기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시장이다. 서울 방학동에도 도깨비 시장이 있는데 프랜차이즈인가? 알고 보니 1918년부터 매월 5일, 10일에 열린 히스토리가 있는 시장이었다. 대구에 있는 시장이라 가까울 줄 알았는데 거리가 있어서 당황했다. 잠깐 점심 먹고 오겠다는 계획에 차질을 준 거리였다. 중앙역에서 대곡역으로 대곡역에서 택시를 타고 시장으로 이동했다. 택시비는 15,100원 나왔다.
그나마 대구 외곽의 산자락을 보는 즐거움은 얻을 수 있었다.
식당관광의 쏠쏠한 낭만이다.
주소 :
대구 달성군 현풍읍 현풍로 6길 5
관광식당 한줄 소감 :
난이도가 높아 완뚝하지 못한 수구레국밥, 막걸리와 함께 다시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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