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요리로 이름을 떨친 황금콩밭의 두부를 뒤로 하고 옆에 있는 밑밭정원으로 왔다. 이곳도 가정집을 수선해서 식당을 차렸다. 이런 곳은 상업적 인테리어로는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원이 있는 2층집 구조이다. 과거에 제법 가세가 있었던 곳으로 보인다. 정원이 있는 집이 로망이었는데 이렇게 식사를 하고 정원 풍경을 즐기는 것으로도 대체가 된다.
룸도 여러 개 있고 식사뿐 아니라 안주 메뉴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모임 하기에 좋을 거 같다.
우리밀을 자가제면하고 손만두와 손국시가 전문이라고 간판은 이야기하고 있지만 전골, 두부, 한우국밥을 주문했다.
두부를 좋아하는 일행이 있어 주문한 두부구이가 나왔다. 두부구이를 돈 내고 사 먹어 본 적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곳은 젓가락이 가게 만들었다. 벽돌처럼 쌓아 놓은 모양과 크기에 일단 시선이 사로잡혔고 바삭하게 잘 구워진 자태가 매혹적이다. 한 잎 배어 무니 겉바속촉한 식감이 좋고 씹을수록 인두강을 통해 전해오는 고소함이 인상적이다. 두부가 맛있다는 것을 오랜만에 느껴 본다.
맑고 깔끔한 국물 메뉴들은 공통적으로 무미건조한 듯 느껴지지만 마지막 한 방울까지 비우게 하는 힘이 있다. 자극적인 음식에 익숙한 분들은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 국밥과 전골에도 자가제면한 우리밀 국수가 들어가는데 부드러운 식감이다.
사실 메인 메뉴보다 상차림에 나온 솔치무침이 나에게는 하이라이트였다. 얼핏 보면 멸치처럼 보이는데 청어새끼인 솔치이다. 솔치는 5cm 내외의 것을 주로 쓰는데 육수로도 쓰고 이와 같이 볶음으로 먹기도 한다. 멸치보다 기름이 있는 편이어서 그런지 멸치보다 감칠맛이 한수 위다. 솔치를 먹고 나니 낮술 충동이 일어난다. 솔치가 한동안 생각나겠다.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 422-10
식당관광 한줄 소감 : 건강한 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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