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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일상

호주쉬라즈와인 Filsell 그랜트버지 필셀 바로사 올드바인 쉬라즈 2018

by 철쌤 2023. 1. 7.

와인이 매려적인 술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향이나 맛 때문은 아니었다. 와인의 맛이나 향을 평가하기에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 술이었다. 술을 마시는 경험의 매력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술자리에서 경험하는 원 샹, 파도타기 등을 강요하지 않고 적당히 건배하며 즐기는 경험이 좋았다. 물론 와인도 원샷을 강요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와인을 덜 마시는 것 같다. 2022년에 마신 와인도 손을 꼽을 정도다. 그러나 2022년 마지막 술은 와인으로 선택했다. 선택했다기보다는 선택당했다. 선물로 받은 와인이니까.

와인 라벨 앞태와 뒷태. 길쭉하게 잘 빠졌다.

2022년 마지막 술은 Grant Burge Filsell Barossa Old Vine Shiraz 2018 그랜트버지 필셀 바로사 올드바인 쉬라즈 2018이다. 호주를 대표하는 레드와인 품종인 쉬라즈(Shiraz) 와인이다. 그러나 쉬라즈의 원산지는 프랑스 시라(Syrah)이다. 같은 품종이지만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향과 맛도 다르다. 호주의 기후와 땅이 더 품종이 자라는데 적합한 것인지, 호주의 대표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라벨 뒷면에는 와인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적혀 있다. 와인 맛과 향을 찾는 재미를 준다. 

오래된 올드 바인이 자라는 바로사 밸리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포문을 연다. Fisell 필셀은 포도밭 이름이다. 

이 와인을 표현하는 키워드들은 rich, bold, vibrant, mulberry, coffee bean, allspice, milk chocolate 등이다. 

오랜만에 오픈을 하려니 잘 안되었지만 결국 해냈다. 코르크에서 rich 와 bold가 보인다.

키워드들을 유추해서 세부적으로 맛과 향을 판별하기에는 경험치가 축적되지 못했다. 그러나 와인의 진한 향이 코로 들어오며 설레게 했고 한 모금 마신 후 인두강으로 더 강하게 전해지는 각종 과실 향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강함과 부드러움을 공존한 맛을 보여주었고 산미와 탄닌의 여운이 길게 느껴지는 맛이었다. 2022년 마지막 술로 모자람이 없었다. 라벨도 어렵지 않아 다음에 구매할 때 잊어버리지 않고 찾을 수 있을 거 같다.

고기와 잘 어울리거 같은데 고기가 없어 육포로 페어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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