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에도 일이 있어 거리를 오가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손에 케이크 박스를 들고 다니고 있다. 크리스마스에는 케이크를 먹어야 하는 것이 헌법에 나와 있지 않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케이크를 먹는다. 내가 국민학교 시절에도 크리스마스에 아버지가 케이크를 사주신 기억이 있으니 40년은 더 된 이야기다. 케이크는 어떻게 크리스마스 대표음식이 되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케이크를 언제부터 먹었는지 찾아봐야 될 것이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어떻게 서구인들에게 최대의 명절이 되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추석, 설날에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장만하여 함께 하는 것처럼 서구인들의 명절인 크리스마스도 그러했을 것이다. 미국의 로스트 터키가 대표적이다. 크리스마스 대표 영화라고 할 수 있는 나 홀로 집에서 본 적이 있는 거 같다. 케이크는 없었던 거 같다. 독일 슈톨렌, 영국 민스파이, 프랑스 부쉬드 노엘 등 유럽의 크리스마스 상차림에는 케이크류가 빠지지 않는다 한다. 케이크는 세명의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를 경배한 날인 주현절을 축하하는 음식이었다는 설이 있다. 이후 성탄절에 무게가 더 실리면서 케이크도 자연스럽게 식탁에 빠지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문화가 짧은 우리나라에서 케이크가 크리스마스 식탁에 빠지지 않는 것은 베이커리 업체들의 고도화된 마케팅전략도 한 몫할 했을 것이다. 연중 케이크 판매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집중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동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매장에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빼빼로가 빼빼로데이 집중 팔리는 것과 같다.
어쨌든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딸아이에게 케이크를 안겨져야 되는지 고민스러워졌다. 좀 싼 것이 3만 원이 훌쩍 넘어갔다. 냉장고에 한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버려질 케이크를 생각하니 망설여진 것이다. 그러던 중 단골 카페에서 미니 딸기 케이크 재고가 있다는 SNS를 보고 바로 달려가서 구매했다. 한번 먹기에 적당한 양과 퀄리티에 비해 너무 싸게 팔고 계셨다.
크리스마스 식탁은 그런대로 넘어갔으나 선물이 문제다. 7세 아이의 선물 스케일이 남다르다. 나도 산타할아버지를 믿고 싶어졌다. 크리스마스가 다 가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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