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첫 월드컵
첫겨울 월드컵이 끝났다. 축구를 즐겨 보지 않는 사람들도 4년에 한 번 TV 리모콘을 만지작 거리게 하는 것이 월드컵의 매력이다. 7살 아이도 졸린 눈을 비비고 보게 하는 매직을 월드컵은 발휘한다. 무엇보다 이번 월드컵은 딸아이 서영이와 함 께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유치원에서 놀이를 통해 월드컵을 알게 되어서 그런지 관심이 높았다. 그래서 12년 만에 16강 진출하는 장면과 시간을 공유한 추억을 가지게 되었다. 인생 첫 월드컵에서 재미를 느낀 딸아이가 축구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는지 지켜봐야겠다.
메가이벤트 월드컵의 특수
월드컵에 관한 강렬한 추억은 2002년을 빼놓을 수 없다. 월드컵 개최라는 사건을 시작으로 4강 진출이라는 이변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개인적으로는 대구에서 열렸던 미국과의 예선전을 직관한 경험이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월드컵이다. 경기장이 흔들릴 정도로 쏟아내는 7 만여명 관중들의 응원은 아름다웠다.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전사들이 보여 준 투혼 못지 않았다.
2002년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은 월드컵 마케팅에 초점이 맞춰졌다. 앰부시 마케팅기법(공식 스폰서 기업이 아니지만 공식스폰서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이 빛을 발했다. 제휴마케팅, 보험마케팅, 경품이벤트 등 월드컵 특수를 노리기 위하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고 성과를 거두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월드컵은 스포츠 마케팅의 하이라이트이자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메가이벤트 이기 때문이다. 나도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던 때라 주야로 고민했던 기억들이 난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은 고물가, 고금리라는 경제 환경 아래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태원참사로 인해 응원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전에 비해 눈에 띄는 마케팅은 없었다. 그러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외식, 유통업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치킨 매장, 편의점, 대형마트가 대표적이다. 경기 전에 주문한 치킨이 경기 후에 도착할 정도로 주문이 밀렸다고 한다. 오죽하면 치킨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빤스런을 했을까. 체육관에서 같이 운동하는 고3 학생이 있다. 성실함의 표상인 그는 치킨매장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루과이전에 밀려든 주문에 지쳐 가나전에는 빤스런 했다고 한다.
밥영업을 하는 주점업도 코로나로 힘들었던 손실을 일부 만회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번에 재미를 보지 못했다면 주변에 잘 된 매장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다음에 준비하면 된다. 월드컵은 고물가, 고금리로 닫힌 지갑을 열게 하기 때문이다.
국격이 높아진 것을 느끼다
2022 월드컵을 통해 대한민국 국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는 월드컵 공시 파트너로 전 세계에 K자동차를 알렸다. 공식 파트너는 아디다스, 코카콜라, 비자카드, 완다그룹, 카타르에너지, 카타르 항공 등 7개 기업뿐이다. BTS 정국은 대회 공식 주제가인 '드리머스'를 선보이며 개회식 하이라이트를 이끌었다. 대한민국 축구팀은 9%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도전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월드클래스라고 지지를 받는 축구선수가 대표팀에 있었다. 이렇게 경제적, 사회문화적 파워를 전 세계에 과시한 적이 있었던가 싶다. 젊은이들의 열정과 희생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이젠 어른들만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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