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은 상습 침수지역이라는 단점과 인근에 쓰레기 매립지가 있어서 주거지역으로 인가가 덜 한 곳이었다. 인근의 합정동이나 상암동에 비해 빨간 빌라들도 많은 편이었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느린 탓에 개성 넘치는 이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는 망원동이 MZ세대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이다. 망원동 골목 곳곳에는 힙한 식당들이 솜씨를 뽐내고 있다. 이러한 힙한 식당들 사이에서도 경쟁력을 보여 주고 있는 국밥식당이 있다.
망원동 돼지국밥이다.
이전에는 합천돼지국밥이란 상호로 영업했다고 한다. 매장 내부로 들어서니 방송출연 및 연예인들이 다녀간 흔적들이 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 영향으로 연예인들이 자연스럽게 돼지국밥의 맛을 알게 되었을 것이라는 날카로운 추리를 해본다.
순대국밥도 같이 판매하고 있다. 육수는 같이 쓰고 고기만 달리 하는 모양이다.
펄펄 끊여 나온다. 손님들이 펄펄 끊여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고 사장님은 말씀하신다. 이는 밥을 따로 먹는 것을 선호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내공 있는 국밥식당의 기준을 토렴(식은 밥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여 데우는 것)을 기준으로 여기기도 했으나 사라지는 추세이다. 운영측면에서 토렴을 하려면 육수 관리와 토렴 하는 공정이 추가되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 한 식당은 토렴을 해도 효율적일 것이다. 온도가 적당한 토렴 한 국밥이 먹기에 편해서 회전율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후다닥 해치울 수 있다. 빨리 먹고 빨리 일해야 했던 노동자들이나 상인들에게 안성맞춤인 음식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빨리 먹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같이 먹고 맛있게 먹는 게 중요한 시대라서 토렴은 맞이 않을 수도 있다.
망원동 돼지국밥은 맑은 국물의 스타일이고 바디가 강하지 않다. 라이트하고 깔끔해서 처음 돼지국밥을 접한 사람도 무난하게 먹을 수 있겠다. 서울 생활을 제법 한 부산 출신 아재가 티 많이 나지 않게 서울말 쓰는 맛이라고나 할까. 삼겹과 전지가 고루 들어간 고기양이 적은 것은 좀 아쉽다.
주소 :
서울 마포구 망원1동 57-13
식당관광 한 줄 소감 :
밥 뭇나? vs 밥 먹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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